월드컵 역사상 가장 유명한 반칙, 신의 손 사건 총정리
목차

축구를 잘 모르는 사람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름이 있어요. 바로 '신의 손(Hand of God)'.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디에고 마라도나가 손으로 골을 넣고도 유효골로 인정받은 이 사건은, 단순한 오심을 넘어 하나의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 그리고 왜 지금까지도 회자되는지, 하나씩 짚어볼게요.
사건의 배경 — 포클랜드 전쟁의 그림자
1986년 6월,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는 단순한 스포츠 라이벌이 아니었습니다. 경기가 열리기 불과 4년 전인 1982년, 두 나라는 남대서양의 포클랜드 제도(아르헨티나명: 말비나스)를 두고 실제 전쟁을 벌였어요. 약 74일간 이어진 이 전쟁에서 아르헨티나가 패배했고, 양국 합쳐 9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아르헨티나 국민에게 이 패배의 상처는 깊고 선명했어요. 그런 감정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맞이한 월드컵 8강전이었습니다. 단순히 이기고 지는 경기가 아니라, 국민 감정이 응축된 일종의 '대리전'이었던 셈이죠. FIFA 공식 아카이브에서도 이 경기를 "역사적, 정치적 맥락이 얽힌 대결"로 기록하고 있어요.
경기 전 상황 요약
- 일시: 1986년 6월 22일 (일)
- 장소: 에스타디오 아스테카, 멕시코시티
- 관중: 114,580명 (FIFA 공식 기록)
- 대회 단계: 1986 FIFA 월드컵 멕시코 8강전
- 배경: 1982년 포클랜드 전쟁 이후 양국의 극도로 고조된 감정 대립
그날의 경기 — 1986년 6월 22일, 에스타디오 아스테카
아르헨티나는 전 대회 우승팀 이탈리아가 포함된 조에서 선두로 조별리그를 통과했고, 16강에서는 우루과이를 어렵게 제쳤습니다. 잉글랜드는 초반 포르투갈에 패하고 모로코와 무승부를 기록하며 흔들렸지만, 게리 리네커가 두 경기에서 5골을 터트리며 팀을 끌어올렸어요.
경기 시작 9분 만에 펜윅이 마라도나에게 경고를 받을 만큼, 전반전은 잉글랜드의 거친 압박이 이어졌습니다. FIFA 공식 기록에 따르면 마라도나는 이 대회에서만 총 53회 파울을 당했는데, 이는 한 대회에서 가장 많은 파울을 당한 기록으로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어요. 잉글랜드전 전반 45분에만 6번이 집중되었습니다. 0-0으로 전반이 끝나고, 운명의 후반전이 시작됩니다.
'신의 손' 그 순간 — 후반 6분, 무슨 일이 있었나
후반전이 시작된 지 6분이 지났을 때였어요. 잉글랜드의 스티브 호지가 클리어링한 공이 제대로 걷히지 않고 공중으로 붕 떴습니다. 공은 페널티박스 안으로 향했고, 잉글랜드 골키퍼 피터 실턴과 마라도나가 동시에 달려들었어요.
키가 167cm에 불과했던 마라도나는 실턴보다 먼저 왼쪽 주먹을 뻗어 공을 쳐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고, 부심도 주심도 미처 포착하지 못했어요. 잉글랜드 선수들이 격렬히 항의했지만 심판의 판정은 바뀌지 않았고, 득점은 그대로 인정됐습니다.
경기 직후, 마라도나의 말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마라도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 디에고 마라도나, 1986년 6월 22일 경기 후 기자회견
이 발언이 '신의 손(Hand of God)'이라는 표현의 기원이 되었습니다. 마라도나는 사실상 손으로 넣은 골임을 시인하면서도, 이를 신의 의지로 표현한 것으로 널리 해석됩니다.
당시 경기를 담당했던 튀니지 출신 주심 알리 빈 나세르는 경기 후 공을 챙겨갔습니다. 그리고 2022년 11월, 이 공이 영국 런던 그레이엄 버드 옥션 하우스 경매에 나와 200만 파운드(약 31억~32억 원)에 낙찰됐습니다(AP·AFP통신, 2022년 11월 17일 보도). 공의 수익자가 당시 오심을 인정한 심판이었다는 사실이 또 한 번 화제가 됐어요.
4분 뒤, '세기의 골'이 터지다
'신의 손' 골이 논란을 만들었다면, 불과 4분 뒤에 터진 두 번째 골은 정반대의 이유로 역사에 남았습니다. FIFA가 공식적으로 '세기의 골(Goal of the Century)'로 선정한 바로 그 장면이에요.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 진영에서 동료 엔리케의 패스를 받은 뒤, 상대 선수 다섯 명을 혼자 제치며 약 60미터를 돌파해 빈 골대에 밀어 넣었습니다. FIFA 공식 통계에 따르면 이 60미터를 단 10초 만에 주파했어요. 비어즐리, 리드, 부처, 펜윅, 골키퍼 실턴까지 차례로 제쳤습니다.
해설진과 선수들의 반응
이 골을 중계한 우루과이 출신 해설가 빅토르 위고 모랄레스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어요.
— 빅토르 위고 모랄레스, '세기의 골' 해설 중
상대팀인 잉글랜드의 게리 리네커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 게리 리네커 (잉글랜드)
결국 경기는 아르헨티나의 2-1 승리로 끝났고, 잉글랜드는 85분에 리네커의 만회골을 넣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이 경기를 발판으로 4강, 결승까지 올라가 그해 대회 우승을 차지했어요.
사건 이후 — 공인, 경매, 그리고 VAR
마라도나는 이 골을 두고 말을 바꾸며 오랫동안 모호한 태도를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2005년 자신의 방송 프로그램에서 "그건 손으로 넣은 골이었다"며 사실상 공개적으로 인정했어요. 연합뉴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마라도나는 2015년에는 당시 오심을 선고한 심판과 재회하기도 했습니다.

이 사건이 남긴 가장 큰 유산 중 하나는 역설적이게도 VAR(비디오 판독 시스템) 도입의 필요성을 공론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점입니다. 마라도나 본인도 2017년 한국일보 등 인터뷰에서 "VAR이 있었다면 그 골은 인정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어요. VAR은 2018 러시아 월드컵부터 공식 도입됐으며, 나무위키를 포함한 여러 축구 전문 커뮤니티에서도 "VAR 도입 이후 이러한 오심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평가합니다.
| 시점 | 주요 사건 |
|---|---|
| 1986년 6월 22일 | 신의 손 골 발생, 아르헨티나 2-1 승리 |
| 1986년 (경기 직후) | 마라도나 "신의 손" 발언으로 사실상 시인 |
| 2005년 | 마라도나 자신의 방송에서 "손으로 넣었다" 공개 인정 |
| 2018년 | FIFA 월드컵에 VAR 공식 도입 (러시아 대회) |
| 2020년 11월 | 마라도나 별세 (향년 60세) |
| 2022년 11월 | 신의 손 경기 축구공 경매, 약 32억 원에 낙찰 (AP·AFP 보도) |
당시 튀니지 출신 주심 알리 빈 나세르는 경기 후 사용된 축구공을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수십 년 뒤 이 공이 2022년 경매에 나왔고, 약 31억~32억 원에 낙찰됐습니다. 수익의 일부가 오심을 인정한 심판에게 돌아갔다는 점에서 당시에도 적지 않은 논란이 됐어요.
신의 손 사건 핵심 요약
자주 묻는 질문
'신의 손' 사건은 단순한 오심으로 끝나지 않았어요. 포클랜드 전쟁의 감정이 얽혔고, 같은 경기에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골이 함께 터졌으며, 이후 축구 판정 시스템을 바꾸는 데까지 영향을 미쳤습니다. 마라도나라는 선수가 가진 천재성과 인간적인 면이 단 한 경기 안에 모두 담겨 있다는 점에서, 이 경기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회자될 것입니다. 마침 2026 월드컵이 개막하는 지금, 그 전설이 탄생했던 에스타디오 아스테카에서 또다시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다는 점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네요.